타타타 메타 썸네일형 리스트형 내비아씨의 프로방스 내비아씨의 프로방스 목적지만 있다. 낮에는 자동차가 다니던 도로를 토막토막 막아놓고 축제를 연다. 내비게이션Navigation은 제 본분을 다하느라 퍼포먼스하고 있는 행사장을 뚫고 지나가라 하고, 우리는 때 이른 고추잠자리가 되어 맴맴 돌고 있다. 내가 운전했느냐고? 남편이 운전대를 잡고 있다. 조수 노릇도 만만치 않다. 좌회전 우회전 신경 쓰고, 졸음을 쫓아주며 온갖 비위를 다 맞춘다. 운전자는 속도감과 성취감이라도 있지, 이게 무슨 짓인고? 나같이 고품격 에세이스트가 할 짓은 아니다. 내 앞에는 내비 화면과 차간거리, 주행선, 추월선, 앞차 뒤차만 있다. 나는 무제한 배터리가 되어야 한다. 큰소리치고 짜증 내던 그도 숙소에 도착만 하면 바로 코를 골며 잔다. 피로가 풀리면 좀 나아질 것이다. 춥다, .. 더보기 고흐의 환생 고흐의 환생 비가 내린다. 캠핑장으로 돌아와 밥을 하는데 점점 주룩주룩 내린다. 오늘, 아를의 ‘별이 빛나는 밤에’의 배경지를 시작으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해바라기’ ‘노란 집’ ‘정신병원’ ‘여름정원’ ‘도개교’까지 고흐의 발자취를 쫓아다녔다. 발목이 부러질 것 같다. 이런 날은 설익은 밥을 먹어도, 인스턴트 누룽지에 뜨거운 물을 부어 먹어도, 떡에 꿀을 바르지 않아도 꿀떡꿀떡 잘 넘어갈 것 같았다. 금방 뜸들이 마친 밥, 스테이크 한 조각 굽고 양상추와 오이를 썰어 쌈장을 얹어 목젖이 다 보이도록 폭풍흡입 하는 중이다. 종일 비를 맞고 다닌 꽃송이 원피스의 낭만과 벗어 놓은 고무줄 낡은 속옷이 나른하게 널브러져 있다. 빗줄기가 거세지는가 싶더니, 천둥 번개까지 요란하다. 설거지통 버너 밥솥 물통.. 더보기 욕파불능 욕파불능欲罷不能 - 나는 글을 이렇게 쓴다 저녁 무렵 초가지붕 위로 올라가는 연기가 아름다웠다. 마을은 평화로웠지만 내 마음속의 그림은 고요하지 않았다. 그림에는 항상 빈터가 많았다. 여백은 늘 눅눅하게 젖어 물이라도 한 방울 떨어지면 금세라도 물웅덩이가 될 것만 같았다. ‘만물은 평형을 얻지 못하면 소리가 나게 되는데, 초목은 본래 소리가 없지만, 바람이 그것을 흔들어 소리가 나고, 물은 본래 소리가 없지만, 바람이 그것을 움직여 소리가 난다.’고 한유韓愈는 ‘불평즉명不平則鳴’을 말했다. 편안하지 않으면 울게 되어 있다는데, 나의 유년은 한유처럼 배고프거나 춥지는 않았지만, 누군가가 타고 왔던 파란색 코로나 택시의 뒤꽁무니가 동구 밖을 빠져나가는 날이면 눈물이 나곤 했었다. 엄마의 이불장 속에는 늘 꿈.. 더보기 이전 1 2 3 4 5 6 7 8 ··· 27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