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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름카페 문학상

애완견 애완견 개를 호되게 꾸짖는다. 동백섬 입구 조선비치호텔 건너편이다. 관광객과 동네 주민이 불야성을 이루는 번화가다. “니가, 개야?” “…” “너는, 자존심도 없어!” “…” “손들고 있어!” 앞발을 들고 벌서는 ‘시츄’ 앞에서 초췌한 여인이 울고 있다. 사건인즉슨 건장한 남자가 송아지만 한 개를 끌고 길 가운데를 활보한다. 우람한 크기에 놀라 길가로 비켜섰다. “컹컹!” 큰 개가 을러대며 위협적인 몸짓으로 떠나간다. 작은 개가 기가 죽어 ‘깨갱~’ 여인의 다리 사이로 기어들었다. 맞서지 못하고 꼬리를 낮췄을 뿐 아니라 숨기까지 했으니, 그녀의 반려견은 야단맞을 짓을 했다. 내가 사는 통로에 젊은 주부가 있다. 어느 날은 어린아이를 데리고 내려오더니, 그날 낮에는 쭈글쭈글 주름투성이 얼굴에 길에 가다 졸.. 더보기
쪽박 & 대박 쪽박 & 대박 먼지처럼 소멸하고 싶다. 그날을 위하여 그녀는 하루 시간을 안배한다. 티브이 보기다. 인문학 지식향연, 작가들의 사생활, 세계테마기행, 걸어서 세계 속으로, 휴먼 다큐, 요리人류 등 꿈과 미덕의 시선으로 예약버튼을 누른다. 예술도 고흐나 모네의 순수회화에 채널을 맞춘다. 빠른 성공의 정석, 그는 ‘꾼’을 꿈꾼다. 그날을 위하여 그도 티브이를 본다. 서민갑부, 장사의 정석, 추적60분, 사건25시, 4차 혁명 등 숫자나 처세가 들어가야 한다. 한동안 알래스카에서 16세 손자가 91세 할아버지와 금맥을 찾는 Discovery채널에 심취해있더니, 요즘은 목숨을 담보로 암초에 걸린 난파선을 뒤지는 프로를 본다. 앤디워홀의 브랜드디자인처럼 자본주의는 ‘돈이 최고’라는 신단을 세운다. 그는 좀 더 구.. 더보기
설령, 거친 밥을 먹더라도 설령, 거친 밥을 먹더라도 먹어도, 먹어도 나는 살이 안 찐다. 한동안, 나의 별명은 ‘피죽 한 그릇’이었다. 피죽 한 그릇이라는 가난한 별명에 억울해할 것도 없다. 그 당시 나는 금방이라도 쓰러질 것처럼 걸어 다녔다. 오죽하면 새댁시절 시어머니께서 대문이 부끄럽다고 말씀하셨을까. 그렇다면, 정말 사흘에 피죽 한 그릇도 제대로 못 얻어먹었을까. 다른 것은 몰라도 나는 먹는 일에는 치열하다. 점심시간에 혹시 누구를 만나면 끼니를 놓치게 될까 봐 약속도 안 한다. 한 끼만 걸러도 허리가 접히며 손발 떨림과 어지럼증마저 일어난다. 이렇듯 잘 챙겨 먹는 것에 비해 예나 지금이나 그다지 경제적인 체질은 아니다. 나의 위胃는 정확하다. 용량초과를 견디지 못한다. 양으로만 용량을 재는 것이 아니라 음식의 질도 측정한..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