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에세이 빈빈 썸네일형 리스트형 풀꽃 꽃병 풀꽃 꽃병 발 두 개에 의지해 고개를 살짝 치켜들고 있다. 내 검지손가락 길이만 하다. 엎드려 있는 꼴이 마치 애벌레 같다. 그렇다고 꿈틀대지는 않는다. 얇고 투명한 유리병으로 언뜻 보면 작은 비커 같다. 강아지풀처럼 휘어지는 줄기라야 꽂을 수 있다. 제비꽃 세 송이 정도는 넉넉하고 민들레는 꽃송이가 너무 커 감당하지 못한다. 여뀌나 타래 난이 제격이지만 어쩌다 네 잎 클로버를 찾은 날, 잎과 토끼풀꽃을 함께 꽂으면 가장 잘 어울린다. 처음에 꽃을 꽂으면 꽃줄기가 병 모양대로 비스듬하게 누워있다. 한나절이 지나면 어느새 기지개를 켜고 까치발로 아기처럼 일어서있다. 평소에는 늘 장식장 한 귀퉁이에 들어 있다가, 외출 나오는 날은 동그란 주둥이가 먼저 벙싯거린다. 이 꽃병은 누군가와 마주 앉아 차를 마실 때.. 더보기 돈의 무게 돈의 무게 누군가 현수교 위에서 돈을 뿌렸다. 꽃잎처럼 가볍게 날렸다. 돈은 벌거벗은 맨몸으로 시퍼런 바다를 배경 삼아 적나라하게 춤췄다. 불꽃놀이로 유명한 광안대교는 4차선 도로로 속도제한을 하는 곳이다. 뉴스로 보니 다리 위가 온통 주차장인 듯, 차와 차 사이로 사람들이 북새통이다. 한 장이라도 더 주우려는 행동이 CCTV로 다 찍혔다. 1달러짜리 지폐 24장이었다고 한다. 나도 만약 그 자리에 있었다면 차에서 내렸을까. 어느 날 도서관 계단에서 어느 분이 수줍게 인사한다. 반가워하는 눈빛을 보니 안면이 있는 사이일 텐데…. 나는 전혀 기억이 나지 않는다. 그녀는 내 수업에 참석한 적이 있었다고 한다. 교재 대를 내니 “선비는 손으로 돈을 잡지 않는다.”며 책을 내밀어 위에 올려놓으라고 말했다는 것이.. 더보기 나는 럭셔리하다 나는 럭셔리하다 나는 럭셔리한 것을 사랑한다. 럭셔리한 것은 부유함이나 화려한 꾸밈에 있지 않다. 그것은 비속卑俗한 것이 없을 때 비로소 생겨난다. 비속함은 인간의 언어 중에서 가장 흉한 말이다. 나는 그것과 늘 싸우고 있다. 진정으로 럭셔리한 스타일이라면 편해야 한다. 편하지 않다면 럭셔리한 것이 아니다. 20세기 패션계에 혁명을 일으키며 프랑스 패션을 세계에 알린 ‘코코 사넬’ 의 스타일이다. 삶의 스타일도 다르지 않다. 럭셔리해야 한다. 그렇지만 비속하면 안 된다. 더보기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