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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창희 에세이

구름카페문고 <호련> 서문 포정해우 나는 아름다움을 사물이나 관념에 두지 못한다. 내게는 아직 사람이 가장 아름답다. 심성이다. 나의 글은 내 마음을 상하지 않게 다독이는 글이기 쉽다. 언제든 사람을 중심에 둔다. 글이 부드러워 마음을 손상시키지 않으며, 복잡하기는 하지만 재미있어 읽어볼 만한 포정해우庖丁解牛같은 글을 쓰려고 한다. 뼈와 살 사이에 있는 틈을 젖히는 칼 다루는 솜씨를 갈망한다. 코로나 19로 그 이전과 정서가 다르다. 마스크 끼지 않고, 명랑하게 문학과 낭만에 관하여 이야기했으면 좋겠다. 카페를 열어주신 ‘구름카페문학상’에 감사드린다. 2020년 가을 류 창 희 더보기
생존 생존 전쟁이 나면, 총 맞아 죽기 감기 걸려 죽지 않는다. 나와 엄마는 격리되었다. 온 국민이 온 세계가 ‘코로나 19’ 확산으로 전시상황이다. 병구완생활에 지친 나는 불행 중 다행이라고나 할까. 그동안 친정엄마는 고관절 골절로 두 달 동안 수술을 두 번이나 했다. 팔순 노파가 고통과 극도의 불안함으로 고래고래 소리 질러 딸을 찾는다. 병실마다 쫓겨 맨 끝방 1인실로 옮겼다. 밤에도 몇 번씩 응급실로 가야 하니, 나는 자궁 안의 태아 자세로 버텼다. 모녀는 마스크를 꼈다. 둘만 꼈는가. 병원 안의 모든 사람도 거리의 사람도 티브이 안의 국민도 다 꼈다. 나는 바이러스를 차단하기 위한 마스크고, 엄마는 산소마스크다. 이제 엄마는 배변인지가 어렵다. 피 주사, 무통, 항생제, 포도당, 알부민 등등, 링거 줄.. 더보기
악, 예에 깃들다 악, 예에 깃들다 프롤로그 공자는 음악을 사랑했다. 마음을 고요하게 수양하는 것이 음악연주다. 《논어》 한권이 예禮라면 실천하는 행위가 악樂이다. 예와 악의 균형이 알맞을 때, 문질빈빈文質彬彬 문화다. 형식이 지나치면 지극이 어려워지고, 화락이 지나치면 광란이다. 여기 문장들은 논어에서 음악에 관한 문장만 가져왔다. * 공자가 계씨를 평하여 말했다. “팔일을 뜰에서 춤추게 하다니, 이런 짓을 감히 할 수 있다면, 장차 그 무슨 짓인들 하지 못할까?” 孔子 謂季氏하시되 八佾로 舞於庭하니 是可忍也면 孰不可忍也리오- 八佾 팔일무八佾舞다. 가로 세로 여덟 줄, 8명씩 8줄로 64명이 춤을 춘다. 천자인 황제만 행하는 예식이다. 제후諸侯는 육일무, 대부大夫는 사일무, 사士는 이일무를 출수 있는 예禮를 대부인 계씨..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