논어 에세이, 빈빈 썸네일형 리스트형 좋은 시절이로고, 좋은시절이로다 시재시재 (時哉時哉) 스승 공자와 제자 자로가 산책을 한다. 처음에는 청년과 소년으로 만났지만 이미 같이 늙어가는 노년이 되었다. 산골짜기 교량에서 새가 노닌다. 새들의 지저귐이 정겹다. 입춘도 지났으니 곧 파릇파릇 새싹이 움트고 연분홍 꽃잎이 휘날릴 것이다. 아내 안(顔)씨와 아들 리(鯉)를 고향에 두고 청운의 푸른 꿈을 안고 제자들과 이 나라 저 나라 떠돌았다. 주유열국(周遊列國)을 하던 공자가 고희(古稀)가 다 되어 제자들과 고향에 돌아온 것이다. 질풍노도와도 같은 세월 속에 정의(正義)실현을 위해 달렸다. 당시 사람들은 공자와 그의 제자들 행색을 보고 ‘상갓집 개’와 같다고 비아냥거렸다. 그동안 고단했던 여정, 그 무엇을 위하여 긴 시간을 에둘러 왔는지. 지나간 세월은 오래고 남은 시간은 짧다. .. 더보기 마지막 수업 인부지불온(人不知不慍) 사하도서관 논어 강독 2004년 3월 시작, 2008년 12월 5일 금요일 완독 일기 요즘 같은 스피드 시대에 요즘 같은 첨단시대에 2천5백 년 전의 사서삼경 중의 하나인 《논어》를 한 글자 한 문장도 안 빠뜨리고 샅샅이 이 잡듯 다 파헤쳐 강독하고 완독을 한다는 것. 물론, 다른 기관에서 몇 번 완독을 한 경험이 있지만, 매번, 매번 스스로 생각해도 기특하고 터질 것 같이 벅찬 일이랍니다. 강의하는 나는 진도를 나가야 하니 어쩔 수 없이 계속한 일이지만 지속해서 함께 논어를 읽으신 학우님들, 전 그분들의 열정에 감사드립니다. 오늘, 집에서 한 시간 넘어 도서관으로 가는 길, 하늘은 온통 회색빛으로 무거웠죠. 여우가 시집을 가고 호랑이가 장가를 가는지…, 노란 은행잎이 휘날리는 모.. 더보기 차라리, 막대 걸레를 잡겠다 오집어의 (吾執御矣) “위대하다, 공자여! 박학하였으나 이름을 낸 것이 없구나.” 달항 사람들이 당시 소득 없는 인문학을 하는 공자를 빗대어 빈정대는 말이다. 공자께서 그 말을 듣고 제자들에게 “그래, 내 무엇을 전문으로 잡아야 하겠는가? 마부를 할까? 아니면 활 쏘는 일을 할까? 나는 마부가 되겠다.” (達港黨人 曰 大哉 孔子 博學而無所成名 子聞之 謂門弟子曰 吾何執 執御乎 執射乎 吾執御矣 - 자한편) 그래, 내가 무슨 일을 할까? 운전대를 잡을까? 펀드를 할까. 로또를 살까. 나는 차라리, 대리운전을 하겠다고 제자들 앞에서 공자가 한탄하는 장면이다. 어쩜 엄마는 전생에 내 딸이었을지 모른다. 나는 부산으로 시집오던 날, 엄마를 떼어버렸다. 그래도 일 년에 한두 번 친정 나들이 때마다 엄마는 서울역에 배.. 더보기 이전 1 2 3 4 5 ··· 16 다음